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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rew’s “我流男青年”

​사내 평가

특출나지는 않지만 원만하고 성실한 근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별개로 팀업 활동 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성향이 다소 확인되므로 유의할 것.

a. 곱슬거리는 흑발, 짙은 눈썹, 보형물을 넣은 것이 분명한 높은 콧대, 선명한 이목구비, 전체적으로 화려한 인상임에는 틀림 없음. 외적인 것을 중요시 해 여가 시간에는 눈썹 정리나 피부 관리에 힘을 쓴다. 입사 전에는 주기적으로 얼굴을 건드렸다. 


b. 적어도 아시안처럼 보이진 않았다. 유럽 혹은 북아메리카 계열. 


c. 정복 혹은 생활복처럼 겉옷을 많이 걸치지 않고 달리는 게 없는 의복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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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 ]

[ 방황자 / 퉁명스러운 / 자부심 ]

그는 탁자에 녹음기를 둔다. 과거 교수가 그에게 이런 과제를 낸 적이 있다: 당장 길가에 나가서 여러 사람을 인터뷰 해 와. 그렇지만 셋이 너무 유사한 환경의 사람이면 안돼. 단시간에 그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지. 객관적인 사실 말고, 사람 안에 숨겨진 좀 더 내밀한 구석 있잖아……. 구식 녹음기와 패드를 들고 허리를 숙여가며 인터뷰를 부탁했던 과거를 회상하다가 전원을 올린다. 질문해보자, 그 시기의 ‘나’와 몇 번이나 죽음을 맞이한 ‘현재’의 나는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음에도 동일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인간의 자연적인 끝은 언제나 죽음으로 귀결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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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향을 떠나고 첫 번째로 만난 동일 뿌리의 인물이 선생님이었습니다.

 저는 당시에 델타를 떠나 감마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델타는 온갖 사람이 많았지만, 감마서는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밥맛들 뿐이더군요. 단순히 뿌리와 인종을 넘어서 말입니다. 뻐드럭대는 인간들을 피해 구석진 자리에 숨어 있던 저를 당신이 발견하시고 말을 거셨죠. “좀 나갈래요?” 직후 조용한 곳에서 후카를 피우다가 제 이름을 듣고 놀라셨던 걸 기억하십니까? 저는 감마에서 생전 처음 만난 당신이 왜 그렇게 반가웠는지 모를 일입니다. 미주알고주알 전부 털어놨어요. 대다수의 인구가 지구, 지구, 지구를 노래합니다. 또는 알파, 알파, 알파 하지요. 제 이름을 준 양친 또한 사실 한 번도 간 적 없는 ‘아주 작은 나라’를 그리워 했습니다. 제게도 잊지 말라며 신신당부했지만 저는 한 번도 그 곳이 꿈에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술에 취한 머리로 저는 대뜸 물었습니다. “선생님께선 지구가 그립습니까?” / “전혀. 절대로요.” 저는 그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행성 유목민이 된 적도 없었는데 모든 게 그립고 낯설지만 그게 지구는 아닙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로 저는 어떤 고국을 찾은 기분이 들었어요. 사람이 고향이 될 수 있는 걸까요? 나는 고향에 갈 수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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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사람에게 조금 상냥하게 굴라고 조언하신 적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알고 있다시피, 사람은 라벨링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감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막 정착해 월급이 나오기 전에 온갖 일을 했다고 하셨죠. 차라리 그때는 터프한 시대이니 이러한 지적이 덜했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사람을 인터뷰하고 정리해 글을 쓰다보면 그들이 제게 역으로 질문을 하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름은 아시아 문화를 따르고 있는데, 제가 아는 아시아권 공동체와는 생김새가 다르군요. / 몸을 그렇게 뜯어 고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등을 일장연설했지요. 알다시피 양친께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제게 돈을 보내주시고 계셨지만 썩 똑똑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다소 멍청하고 산만한 사람이었고, 이러한 성격적 결함은 단순히 일상 생활에서의 신체 불쾌감을 곧잘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멈추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학생이면 좋았겠지요. 선생님은 이런 어휘를 써서는 안된다고 하셨지만 미드가르드의 모든 사람들은, 현재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은 분명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아직 이런 결함 정도야 은퇴할 일도 아니지.” 당신께서 그토록 가르치던 인간이란 이미 멸종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성을 잃은 인간만이 남아 있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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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선생님, 생전 죽음을 거스르는 건 굉장히 끔찍한 일이라고 하셨죠. 생명 연장용 의료 기기에 회의감을 느끼셨던 것 기억합니다. 그렇기에 당신의 부고 소식이 닿았을 때도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되려 공포심이 들더군요. 선생님처럼 지혜롭고 온화하신 분은 겸허히 끝을 받아 들이셨지만 저는 아직 스스로에 대한 불만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듭니다. 아직은요. 아직 제 삶은 무한하고 저는 이제 ‘온전히’ 죽을 수 없습니다. 어떤 불만은 제대로 해결될 수 없는데 돈 있는 자들의 소망은 실로 쉽게 이루어져 이제는 값싼 노동으로 대체되는군요. 이런 기회라도 감사히 여기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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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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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그는 태어났을 당시 함선에 있었고 곧장 근처 행성인 델타로 옮겨져 입양기관에 맡겨졌다. 이후 성년의 나이가 찰 때까지 델타에서 해양 식물 자원을 활용한 인명 구조용 그물을 만드는 양친 밑에서 자랐다.-그를 입양한 부부는 아시아 출신의 공동체에 속해있으며 해당 뿌리에 대한 자부심이 유독 강하다.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계열의 뿌리를 빼닮은 김민재를 키우면서도 그들은 내내 강조했다. 너는 단 한 번도 아시안이 아닌 적이 없지.


- 유감스럽게도 주변 인물들이 그를 아시안이 아닌 유러피안 내지는 아메리칸으로 분류할 때의 대처법은 알려주지 못했다. 본인도 거울을 볼 때마다 느끼는 어떤 거부감을 설명할 수 없었으므로 누가 뭐라해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 주변 공동체는 다양한 문화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들 대부분은 이름이 세 글자였고, 지구에 있던 아주 작은 나라가 고향이라 답했다. 그러나 정착 2세가 대부분이었던 탓에, 막상 지구 땅을 밟아본 인물은 극히 드물었다.

- 따라서 김민재는 아직 그 놈의 지구에 있는 아주 작은 나라를 고향이라 생각할 수 없었고 할 생각도 없다. 


-얼굴을 건드는 일에 몹시 민감하다. 여러 번의 수술로 인해 보형물이 들어간 곳이 많을 뿐더러 제가 열심히 고친 미적인 외형을 지극히 아낀다. 
-훌륭한 번역 프로그램이 인간이 개척한 우주 내에 퍼져 있으므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는 자신을 ‘They’, ‘It’, ‘그’ 정도로 호칭하거나 이름을 부르는 걸 선호한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기대가 전무한 인간은 미스젠더링도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입사 계기

-성년이 지난 이후 감마로 유학을 떠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가 똑똑한 건 아니었는데, 여느 아시안 공동체가 그렇듯 (과거의 지구인을 탓하라!) 돈은 많지 않아도 교육열에 열을 올렸던 탓이다. 
-더불어 수위가 올라갈 때마다 민재의 집에 모이던 주변 인물들이 입을 모아 유학을 권유했다. 어찌됐든 아직도 학연과 지연은 유용하게 쓰이는 모양이니 어쩔 수 없다……. 과연 공동체 문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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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에서 인문 계열을 전공하게 된 그는 훌륭한 은사 ‘최운용’ 을 만나게 된다. 델타에서 지원비를 대주던 부부의 나이를 고려한 은사는 민재의 생활비에 본인 또한 손을 보태주게 된다.


-그러나 부부와 다를 바 없이, 아니, 더욱 고령이었던 은사는 그의 졸업 직후 숨을 거둔다.
-은사를 추모하는 과정에서 그가 만든 재단을 들리게 되었는데, 마침 재단 또한 돈이 떨어져가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그들을 돕고 싶었지만 인문 계열인데다 성적이 좋지 않던 김민재는 빈번히 취업에 실패했다. 마지막 보루로 뫼비우스에 지원서를 넣게 된다. 붙을 놈은 붙는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되겠지.
-여전히 그가 받고 있는 돈의 대부분은 그의 부부와 재단으로 향한다. 은사가 가르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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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호불호 
    -L: 해초를 넣은 포케, 곡물 떡……
    (그는 상당히 많이 먹는 편이다.) 혹은 촌스러운 과거의 음악.
    -H: 고집 부리기, 단정 짓기, 토 달기.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

  • 매듭 짓기, 뜨개질, 독서
    -그나마 사람 구실을 하게 만들어주는 드문 분야. 취미라고 봐도 좋다.

  • 어떤 불만
    -자신의 몸에 대한 괴리감과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얼굴 외에는 수술에 대한 공포감이 있으므로 건드릴 예정은 없다. 별개: 제 수술한 외관에 대강 만족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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