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내 평가
높은 활동성과 사교성을 기반으로 초기 현장 적응은 우수하지만, 자기 보존 요구가 강해 장기 투입 시 관리 리스크가 존재한다. 소생을 거부하는 성향은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주시할 것.
밝은 금색 머리카락에 적당히 그을려 생기 넘치는 피부. 건장한 체구에서는 위압감보다 건강미가 먼저 느껴진다. 아마도 늘상 해사하게 웃는 낯짝과 장난스러운 행동거지 때문일테다. 리미넌트들은 죄 공장에서 찍어낸 인형처럼 똑같아 보인다고 했던가? 그는 그 말이 그렇게 불만스러울 수가 없다. 각 맞춰 집합한 잿빛 동료들과 나란히 서 있을 적이면 꼭 어깨를 으쓱이거나 발코를 톡톡 두드린다. 임무 중 무전에서는 습관처럼 쓸데없는 감탄사를 덧붙인다. 그렇게 쌓인 경고가 벌써 두 손으로 세고도 넘을 지경이라나 뭐라나. ‘신체’ 나이에 별 괴리감도 느끼지 못할 경력을 소유한 풋내기가 당신을 바라본다. 색이라곤 한 점 없는 자켓에 빳빳하게 팔을 꿴다. 마지막으로 그 해맑은 미소와 금발을 가리는 헬멧을 쓰며 이렇게 말한다. “걱정 마요! 살아 돌아올테니까!” 걱정 따위 하지 않았다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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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 ]
[ 비타민 100% / 엄살쟁이 / 강한 에고 ]
“ 무사히 돌아오면 꽈악~ 안아주기, 약속? ”
생긴 그대로 활기차기 그지 없는 성격. 좋게 말하면 발랄하고 나쁘게 말하면 기가 빨린다. 하루 24시간 꺼지지 않는 무한한 에너지는 불멸의 육체가 아닌 불굴의 정신에서 기인한다. 인간보단 기계의 삶에 가까운 리미넌트가 된 지 한 해가 넘어가는 데에도 저 사람 좋아하는 성미는 아직 죽질 못했다. 혼자 있으면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둘이 있을 땐 꼭 실없는 소리를 조잘대야 직성이 풀린다. 같은 리미넌트에게는 이 넘치는 사교성을 발휘하지 못하니 그나마 대면하는 일이 잦은 담당 직원들에게 실없는 애교를 부리곤 하는데…. 덕분에 소생 때마다 고정된 루틴이 있다. 먼저 의식 확인을 위해 고유번호를 호명한다. 멍한 깜빡임이 두번. 그 다음에는 이름으로 불러달라며 칭얼대는 목소리….
“ 흐아아아!! 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진짜 죽은 거 맞긴한데!! ”
…그리고 호들갑스러운 비명. 그렇다. 그는 덩칫값을 못한다. 이름값을 못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인간으로서는 당연하지만 리미넌트로서는 부적절한 특징 세 가지. 죽음을 기피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존엄을 요구한다. 첫 소생 때 꼴같잖게 훌쩍거리며 제 기구한 처지를 비관하는 리미넌트는 흔하다. 그러나 매 소생마다 질리지도 않고 징징대는 리미넌트는 드물 것이다. 변명하자면 그의 호소는 공포보다 불만에 비중을 둔 엄살이다. 정말 겁쟁이었다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용광로 앞에서 다리가 풀려 혼절하고 말겠지만, 그는 사흘 철야에 육박하는 일정과 아침에 나온 단백질 블럭의 식감을 투덜대며 사다리를 내려갈 뿐이다. 이름을 리미넌트가 아니라 자살특공대 따위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는 소리나 하면서.
“ 그래도 내가 싫진 않죠? ”
결론적으로 썩 미워하기 어려운 청년이다. 실제로 당사자의 마인드 또한 그렇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본인을 좋아하지 않는 인간은 1) 괜히 관심을 끌려고 하는 중 이거나 2) 감정이 없는 싸이코 …중에 하나라고 한다. 이른바 자신감과 자존감 모두 성층권을 찌르는 확고한 에고의 소유자. 세상 일이 어떻게 흘러가도 본인은 반드시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그리고 사랑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사회 생활에서 겪을만한 갈등을 넘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는데도 일절 기 죽지 않은 낯짝을 보면, 대책없는 낙관주의자라기보단 멘탈 자체가 상당히 튼튼해 보인다. 덕분인지 입사 전에는 험한 일 한 번 해 보지 않은 도련님인데도 곧잘 리미넌트로서의 삶을 버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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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
Ezekiel Law
12.1 / Rh+AB
Planet Beta
> 애칭은 이지, 혹은 지크.
> 베타 태생으로 구태여 지구 기준의 혈통을 따지자면 아랍계 백인에 가깝다.
> 왼손을 주로 쓰는 양손잡이.
Previously on EZEKIEL
행성 베타의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외동으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자랐다. 거기다 훤칠한 키와 딱히 흠 잡을 곳 없는 외모, 특유의 쾌활한 성품을 타고나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고, 언제나 자연스럽게 집단의 머리를 차지했다. 하이틴으로 치면 쿼터백, 늑대로 치면 알파독, 졸업식에서는 축사를 맡고 생일마다 호텔을 빌려 파티를 여는 화제의 중심….
…이었던 그는 약 2년 전 부친이 소속되어있던 천연가스 기업이 회계조작 혐의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내리막길을 겪는다. 재판 끝에 회사는 1년 만에 파산, 경영진이었던 아버지는 징역 9년과 4천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선고 받았고, 남 부러울 것 없던 집안은 순식간에 알거지가 되고 만다. 그닥 재미없는 사정을 더 설명하자면 건물을 담보로 잡고 불법대부업체에서 현금을 융통한 탓에 공권력이 보호해줄 수 없는 막대한 부채까지 떠안아 버렸다는 말씀.
당시 경영대학을 재학 중이었던 그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모친께서는 충격과 시름에 빠져 병상에 누워 도통 일어나질 못했다. 어쨌거나 이제 가장은 본인이었고, 당장 돈이 필요했다. 때마침 뫼비우스 입사 공고가 올라온 시기였다. 그렇게 그는 리미넌트가 되었다.
REMNANT
리미넌트가 된 지 고작 1년차. 따라서 실제 나이와 액면가에 별 다른 차이가 없다. 그는 종종 이 국보급 미모를 보존하게 되어 다행이지만 섹시한 중년이 된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된 건 아쉽다는 헛소리를 지껄이곤 한다.
그러나 정말 중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뫼비우스에 남아있을 생각은 없다. 일단 부채를 감당 가능한 선까지 갚기만 하면 퇴사할 계획이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봐도 리미넌트에 어울리는 인재는 아니지 않은가? 그럭저럭 버티고는 있지만 말이다.
리미넌트를 제외한 복제인력부 사원 사이에서의 평판은 나쁘지 않다. 담당으로 걸리면 귀가 시끄럽긴 해도 까부는 꼴이 아주 밉진 않다는 평. 일부는 리미넌트 주제에 ‘비합리적인’ 대우를 바란다며 아니꼽게 보기도 하지만, 그런 직원에게도 속 없이 치대는 덕에 큰 갈등을 빚은 적은 없다.
식사 시간에는 의외로 조용하다. 정확히는 시답잖은 대화에 호응해주는 상대가 없는 쪽. 이따금 미지근하거나 어색한 반응이 돌아오지만 그마저도 수다로 이어질 것 같으면 경고가 주어지므로 싱겁게 식사나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낀다. 특이점이라면 이 곳의 군중은 모두 고독하다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죽음을 지양한다. 부상을 입었더래도 위급 상황이 아니라면 ‘리사이클’이 아닌 자연 회복과 치료를 요구한다. 이유는 단순히 제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어쩌면 신념에 가깝다.
Etc
대학 입학 전까지는 축구를 했었다. (그렇다. 미식축구는 아니어도 진짜 축구를 했다.)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프로 선수까지 지망할만큼 실력이 좋았으나 아무래도 가업을 물려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집안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다. (근데 아빠, 물려받을 가업이 없어졌어염.)
어쨌거나 덕분에 운동 신경과 지구력이 뛰어나다. 나름 명문대 출신인만큼 기본 머리와 요령도 좋아 복잡한 지시가 쏟아져도 요점만 쏙쏙 알아듣는 센스를 발휘한다. 그러나 베테랑들에 비하면 임무 경험이 턱없이 적은데다가 근무 태도가 훌륭하다고 보기엔 어려운 인물인지라 프로젝트에 선발되었다는 소식을 통보 받았을 적에는 본인이 더 놀랐다. “네? 제가요?! 추가 수당 나오나요?!”
기회가 될 때마다 모친에게 연락을 시도한다. 최근에 첫 휴가를 얻어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왔는데 두 눈에 시름이 가득해 걱정이 크다고 한다.
유신론자로서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 굳이 따지자면 무슬림이지만 독실하진 않다. 돼지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종교 상의 이유는 아니고 그냥 취향이 아님. 지금은 그마저도 입에 댈 기회가 흔치 않지만….
추위도 쉽게 타거니와 원체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편.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가 특히 걱정이다. 듣기로는 혹한의 날씨를 자랑한다던데 매일 같이 보드카라도 한 사발 걸쳤다고 오해받는 건 아닐지? 그러나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다들 헬멧 까고 소리 질러!

